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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y 양혜신 posted Jan 21, 2004
오늘은 1월 21일이에요.
벌써 부모님 품 떠나 호주에 온지 3일 쨰 접어들었네요
엄마,아빠께서는 지금쯤 혁이 데리고 설 지내러
시골에 가시느라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고생하고 계시겠죠?
제가 지금 있는 곳은 호주의 '애들레이드'라는 곳이에요
이 곳은 나중에 인위적으로 만든 도시여서 도로가 모두 큰 대로이고
바둑판처럼 쭉쭉 뻗었고, 도시 곳곳에 분수와 공원이 많다고 해요

이번에는 대원 중 여자대원은 저와 승은언니 둘인데다가 대부분
저보다 나이가 어린 대원들이어서 식사준비는 승은언니와 저, 그리고 남자대원 2명, 이렇게 넷이서 하는데, 어제는 김치찌개를 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승은언니가 다하구 전 옆에서 재료를 썰어주기만...ㅎ)
대원들 모두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괜히 기분이 좋아지면서
부모님 생각이 났어요.
집에서는 손 하나 까딱 안하는 나쁜 딸이었잖아요^^;;
한 달 후에 집에 돌아가면 맛있게 끓여 드릴테니 기대하세요,ㅎ

집에서는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부모님께 떼를 써서라도 사고,
입고난 옷들은 세탁기에 휙 집어던지기 일수였지만
여기와서는 부모님께서 주신 용돈 갖고 할인마켓에 가서
음료수 하나를 사도 가격을 비교하고 따져가며 사고,
내가 입었던 속옷은 제손으로 빨아서 말리고...
그러면서 조금씩 철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
한 달 뒤, 부모님 품으로 돌아갈 때는 좀더 믿음직한 딸이 되서 갈께요

건강하시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호주에서 혜신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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