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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얼굴 떠올리며 걷고 있어요

by 은원 posted Aug 08, 2003
엄마, 아빠 저 은원이에요
여기오니까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라요
그냥 걷다가 울다가 온다고 엄마, 아빠께 자신만만하게 말한게 후회되요.
여기는 서로 협동해야 되고, 나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서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요.
지금의 위치는 강진이에요.
친구, 언니들도 많이 사귀고 대장님, 연대장님들도 많이 알게 되었어요
오늘 발에 물집이 2군데 잡혔어요...
그리고 대장님과 연대장님들도 우리의 입장을 잘 이해해 주시고
길을 잘 알려 주셔서 무리 없이 종단 잘 하고 있답니다.
또 제가 여기와서 알게 된 사실이 있어요.
제가 가출에 대해서 등 따뜻하고 배부른데 가출을 왜 하냐고 했었죠?
이제는 우리 가족은 같이 의지하고 북돋아주기 위해서 같이 살고,
제가 가출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생각되요.
아니, 그래서 가출을 안할거에요.
여기 처음오고 적응이 되지 않아서 울고 싶기도 했지만, 지금은 엄마, 아빠를
경복궁에서 만난다는 생각을 갖고, 꾹 참고 행군을 하고 있어요
차를 타면 120km 같은건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었는데 걸어보니
제가 얼마나 호강하고 살았는지 알게 되었어요.
엄마, 아빠 떠올리며 꾹 참고 완주할거니까 경복궁에서 뵈요.
잘 지내니까 걱정하지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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