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께

by 문기훈 posted Jul 27,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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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지금 차령 산맥인지 뭔지를 넘고 바로 쓰네요. 10㎏이 넘는 가방이 오늘 하루 종일 눌러서 지금은 글씨 쓰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지금 발바닥은 미친 듯이 아프고, 터질 것 같습니다. 내가 왜 이곳에 왔는지... 시계 꺼낼 시간이 없어서 시계를 못봤는데 내 생각으론 2시간 걷고 20분 쉬었나? 지금은 산을 하나 넘고 왔기 때문에 가방을 풀러도 맨 듯 하고 발은 내 발 같지 않습니다. 여지껏 먹은게 김밥 한 줄, 아침에 빵 그리고 점심 때 김치랑 멸치랑 미역국 이걸 먹고 있어요. 2일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 고생을 13일 더 할 걸 생각하니 그냥 도망가고 싶어요. 정말 공부하는게 얼마나 쉬운 일인지...
다음 엽서 전까지 건강하시구 글씨 못 써도 이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