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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밤의 비로 팔거천 물이 많이 불었단다.
비 오니까 더 걱정이구나
비 속을 뚫으며 행진하고 있겠지
네 편지 잘 받았단다
오기가 생긴다는 말이 가장 인상 깊은 말이었다
오기로 빗 속을 잘 헤쳐 나가길
멀리 있는 어머니는 마음만 보탠다.

어젠 아버지와 주말학교 둥지를 다녀왔다. 별이를 데리고-
아버지는 둥지 화단 잡초 제거, 또 다른 선생님은 운동장 잡초 제거, 어머니는 청소, 청소하는 어머니 옆을 별이는 졸졸 따라다니기만 하고, 오줌만 싸서 별 보탬이 안되었단다. 별이는 몸에 습진이 많이 생겨서 털을 모조리 깎았구, 집에서는 베란다 앞에 묶어 놓았단다. 습진은 시원하고 햇빛 쏘이는 곳에 있어야 빨리 낫는 다고 해서- 물론 습진은 금방금방 자취를 감추고 있어서 거의 나아 간단다.

어머니 앞에서는 항상 어린애 같은 귀여운 민섭이
밖에 나가서는 의젓하고
주변 배려 잘하고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멋있는 아이란 거 잘 안단다.
언젠가 단학에서 너의 뇌파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어
기억 나니?
다른 사람보다 기가 아주 크다고 하던 거. '기' 란 '기운' 할 때 '기'인데
인간이 지닌 힘, 에너지라고 할까? 정신적인 에너지--

심민섭군-
꼬질꼬질 하다구?
꾀재재하다구?
보고싶네. 꾀재재한 모습. 냄새 왕창 풍기는 거 아니야? ㅎㅎㅎ
이제 6일 남았구나.
영광스런 모습으로 늠름이 들어설 아들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루 하루 힘들겠지만 즐겁게 보내거라. 힘든 구석에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민섭이가 되길 바란다.

8월 3일, 민섭이를 깊이 사랑하는 어머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