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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이들이 행군을 시작하고, 저는 일지를 쓰면서 꼭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바로 다음 날의 지역 날씨 보기! 겨울 날씨가 춥기는 당연한 일이지만 작은 온도 차이를 떠나 혹여나 겨울 날씨의 눈이 오거나 비가 오게 되면 어쩌나 싶어 확인합니다. 어제 일기예보를 찾아보니 전국적으로 눈이 온다고 하더군요. 참 걱정이었습니다. 눈이 오게 되면 아이들의 행군에 큰 방해가 되고 그렇게 되면 안전사고가 생길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오늘 아침을 맞이하면서 마음이 조마조마 했었습니다. 그런데 다행이도 우리 아이들이 있는 곳엔 눈이 오지 않았습니다. 날씨도 춥지 않고 오히려 조금은 평소 보다 포근한 날씨였습니다. 친구에게 들으니 다른 지역에는 눈이 많이 왔다고 하던데 부모님들, 오늘 하루 종일 걱정이 많으셨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행운의 날씨 덕분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설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더 행운 같은 일이 한 가지 더 있었습니다. 대구의 중심지는 우리 아이들이 걸어서 통과하기엔 많은 발전이 이루어져 있어 차와 그 외에 장애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때문에 대구의 중심지만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 사실을 전혀 몰랐던 아이들은 버스를 탄다는 대장님의 말씀에 모두 소리를 지르며 좋다고 팔짝 팔짝 뛰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제주도에 있었을 땐 버스 타는 것을 그리도 지루해 했는데 이제는 그때 버스를 미워해서 미안하다며, 그리웠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그저 깜찍했습니다. ^- ^ 행군이 익숙해졌다 해도 버스를 타는 것만은 못 하죠 ~ 아이들이 몇 시간을 걸어야만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버스는 아쉬우리만큼 금세 우리를 다부동 전적기념관 앞으로 데려다 놓았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면서 다음에 곧 만나자며 아이들은 버스에게 인사합니다.

다부동 전적기념관은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하기 위해 일어난 ‘다부동 전투’를 기념하는 곳입니다. ‘다부동 전투’에 관한 영상을 본 후 그곳에 전시되어 있는 유물들과 다양한 무기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나 남자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장난감을 가지고 하던 총과 칼싸움 이외에 진짜 무기들을 보니 호기심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요즘 컴퓨터 게임 중에도 비슷한 게임이 있어서 그런지 유리를 사이에 두고 있는 무기들을 이리저리 돌아가며 관람하였습니다. 야외에 전시되어 있는 비행기와 전차 앞에서 연대별로 사진도 찍었습니다.


버스도 타고, 관람도 한 우리들은 다시 행군을 이어갔습니다. 이제 아이들은 점심때가 되자 발걸음도 빨라졌습니다. 밥, 밥 하면서 열심히 앞만 보고 걷던 아이들을 이끌고 대장님들은 한편에 있는 공터로 데려갔습니다. 아이들은 의아해했지만 이것 역시도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 ~ 주변의 나뭇가지나 마른 풀, 그리고 부싯돌로 불을 붙여 라면 끓여먹기! 아이들은 연대별로 모여 주변에 있는 나뭇가지와 잡초들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대대장님들은 불을 피워 유지시키기 위해 큰 돌을 모았습니다. 아이들은 부싯돌의 불꽃을 이용해 불을 붙이려니 어찌나 힘들어하던지. 어느 한 연대가 먼저 불을 피우니 신기하다고 얼른 자신의 연대도 불을 피우자며 다들 불씨에 집중했습니다. 불을 붙이는 것도 힘이 들지만 그 불을 유지해서 물을 끓이는 것도 인내가 필요합니다. 하나 둘 불을 피워 보글보글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라면 이외에 달걀과 밥도 주었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라면인 것  처럼 아이들은 후루룩 거리며 즐겁게 라면을 먹고는 국물 한 점 남김없이 배를 채웠습니다. 세상에 이보다 더 맛있는 라면이 있을까요?^-^


무거운 배를 안고 우리는 또 다시 행군을 했습니다. 뚜벅 뚜벅. 발걸음이 무거워질 때면 이제는 스스로 힘을 내자고 다독여봅니다. 야간행군은 낮에 걷는 것 보다 주의해야할 것이 많습니다. 밤이기 때문에 작은 장애물도 신경 써야 하고, 밤이면 쌩쌩 지나쳐가는 차들로 조금 더 긴장하게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자신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장님들에게 ‘힘드죠?’ 하면서 의젓하게 말합니다. 숙영지에 가는 길에 옛날 영남지역 선비들이 과거를 보기 위해 지나다녔던 길인 서울 나들이 길에 들러 보았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서울로 가기위해 오늘도 이렇게 걷고 걸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아이들 한 발자국, 대장님들의 한 발자국이 더해서 정情이 쌓이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만큼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줄어들고 있음을 눈치 채고 있기에 내일은 더 열심히 아이들과 함께 걸어야겠다고 생각해봅니다. 이런 아쉬운 대장님들이 마음을 아이들은 알까요? 아이들은 손을 접어가며 경복궁에 닿기를 기대하고 있던데... 저는 오늘 도 역시 내일 날씨를 살펴보고 잠에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위해서

아이들의 즐거운 발걸음을 이야기하는 일지 : 김은진 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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