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째(8.7)

 수원성을 둘러보며...   오늘은 호남대로 종주 탐사의 열 네 번째 날이다.

파도 소리가 들리는 배 안에서 대원들은 아침을 맞이했다. 어제만 해도 파도가 심하게 일어나서 배가 많이 흔들렸는데 오늘 아침은 잔잔한 편이다. 배 멀미로 고생했던 대원들도 이제는 속이 편안한지 한가하게 갑판에서 아침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기상 시간 전에 일어나 있는 대원들에게 대장님들이 더 자라고 권유를 하기도 했다. 탐험 기간 중에 더 자라고 권유를 한 적은 처음인 것 같다. ^^

여느 때와 다름없이 기상 소리에 맞추어 대원들은 눈을 떴다. 배 안이었지만 잠자리가 매우 편안해서 모두들 잠을 푹 잘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어느 때보다도 활기찬 분위기이다.

바다는 잔잔했지만 아직도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다. 대원들은 자리를 정돈하면서 내리는 비에 대비해서 우비를 입고 비닐을 뒤집어 쓰기 시작했다. 예전 같으면 자기 생각만 했을 대원들이 비닐이 없는 친구들을 위해 자신의 비닐을 나누어 주기도 했다. 그 동안 대원들의 사고가 많이 변했음을 알 수 있는 예가 되었다.

오전 10시 드디어 인천에 도착했다. 이제 정말 경복궁이 다가왔다는 사실을 실감했는지 모두들 한껏 들뜬 분위기로 배에서 내렸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이동하기 위해 버스에 승차했다. 조금은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오늘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이동해서 수원성에 도착했다. 비가 제법 많이 내리고 있었지만 수원성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수원성은 그 둘레가 5.8㎞라고 한다. 이 길이면 성인이 걸어서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이다. 우리 대원들이 걷는다면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리겠지만...^^; 수원성은 정약용 선생님의 정확하고 치밀한 지도로 인해 보통 10년 걸릴 공사 기간이 2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수원성에는 48개의 건물이 있는데 모두 다른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이 정도면 가히 세계 문화 유산으로 손꼽히고도 남는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수원성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한 후 다시 버스에 승차했다. 이제는 서울을 향해서 갈 시간이다. 비에 옷이 젖어 축축했는지 대원들은 기사 아저씨께 히터를 틀어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저씨는 여름이라 어쩔 수 없다며 역시 에어컨을 틀어주셨다. 춥긴 했지만 모두들 어쩔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춥다고 투덜거리기도 했지만 버스가 출발한 지 얼마 안 있어 모두들 깊이 잠에 빠져들었다.

2시간 정도 흘렀을까? 오늘의 야영지인 천일 중학교에 도착했다. 이곳은 대장님 중 한 분이 근무하고 계신 학교라서 건물 안에서 잠을 잘 수가 있었다. 대원들은 짐을 풀고 탐사를 마무리 지으며 그 동안의 느낌과 생각들을 정리했다. 어떠한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원 모두 이번 탐사를 통해서 많은 것이 변화되었을 것이다.

내일은 드디어 해단식이다. 내일 집에 간다는 기대에 부풀어 잠이 든 대원들... 모두들 기쁜 마음으로 오늘을 마칠 수 있을 것 같다.